10년..?만에 교과서, 문제집, 개발서적이 아닌... 책을 읽었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책을 다 읽고 나서 알게 된 건데
처음 책이 출판될 당시 헤르만 헤세는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고 한다.
책이 주는 메시지가 40세의 아저씨의 인생 푸념쯤으로 느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지인들한테는 말을 좀 해놓은 상태였고, 전문가들의 문장 분석을 통해서 이건 헤르만 헤세의 글이야..! 를 밝혀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부분은 왜 책 이름이 데미안인가
다른 궁금했던 부분은
1. 싱클레어의 풀네임은 무엇인가
2.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사랑하는 것인가..?
1. 싱클레어의 풀네임은 무엇인가
싱클레어의 풀네임은 책을 읽는 동안 나오지 않았다.
원본에는 나왔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본 번역본에서는 보지 못했다.
싱클레어라고 누군가가 불러서 소설 속 '나'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때 깨달았던 것 같다.
'나.. 주인공 이름을 모르는구나..?' 라고..
끝내 이름이 나오지 않았고
책의 맨끝 책에 대한 설명에 다다라서야 헤르만 헤세가 사용했던 가명이 에밀 싱클레어라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정말 나오지 않았는지는 다시 읽으며 살펴보고 싶다)
2.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사랑하는 것인가..?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건
김나지움으로 떠나 데미안과 멀어진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계속 떠올렸기 때문이다.
싱클레어가 그렸던 그림은 데미안을 닮은 사람이었고
방황하던 싱클레어가 마주친 여성도 데미안과 비슷한 느낌이었고
데미안과 소통하고 싶어했고 답장을 받지 못해 슬퍼했다.
누군가로부터 쪽지를 받게 되었는데 쪽지를 준 사람이 데미안이라고 단번에 생각하기도 했고..
'챕터 7. 에바부인' 이 나오기 전까지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좋아하는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지만 완전히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는데
챕터 7을 읽고는 친구로서 혹은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존재로서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책을 모두 읽은 후에는 존경 혹은 희망의 존재로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에 나와있는 싱클레어의 생각, 행동 묘사를 읽으며
나는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책 첫 부분에 나와있던 카인에 대한 데미안의 생각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나는 싱클레어의 생각과 행동을 보며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사랑해..! 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었던 것이 데미안의 생각, 가치관, 행동을 닮고자 하는 싱클레어의 내면일 수도 있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감정이 존경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꼭 이성적으로 사랑해..!가 아닌 닮고 싶기에 떠올리는 존재
그래서 마지막 제일 궁금했던 부분인 왜 제목이 데미안인가?!는
작가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방향 혹은 생각의 형태라서
데미안이라고 지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쭈욱 궁금했다.
싱클레어의 인생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인물은 데미안이다.
데미안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그의 말을 통해서 혹은 싱클레어가 바라보는 데미안의 몸짓, 표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책은 데미안에게 영향을 받은 싱클레어의 내면 묘사, 행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뭔가 싱클레어의 성장일기 또는 싱클레어의 방황기
이렇게 지어야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너무 내 생각이라..약간 부끄롭..ㅎㅎ..)
그런데 생각해보니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데미안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데미안만 말하면..! 너무 추상적이기도 하고 허황되어 보이니까
싱클레어라는 있을법한 인물을 통해 데미안을 보여준 것 같다..
싱클레어라는 방황하는 인물은 곧 우리이고
데미안의 영향을 받아 점점 데미안과 비슷하게 변해간다.
작가는 우리도 데미안과 같이 자기 자신을 알고 스스로의 운명을 향해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데미안이라고 제목을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
인간은 제각기 누구나 자연의 소중하고 유일무이한 시도
모든 인간의 삶은 저마다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고, 길을 가려는 시도이며, 하나의 좁은 길에 대한 암시
누구나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길이 쉬워지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떤 꿈이든 새로운 꿈에 밀려나기 마련이죠. 어떤 꿈도 붙잡으려고 해서는 안돼요.
그 꿈이 싱클레어의 운명인 한 그 꿈에 충실해야 해요.
데미안이 불확실성의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꿈과 이상을 이루고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이정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